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

오랜만이야. 10년 만에 다시. 아침 5시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는 모임에 지원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인데 매일 인증을 블로그에 하면 좋다고 해서 새로 만들어야 하나 고민하다가 생각나서 찾아온 이곳. 마지막으로 온 후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서 설마 없어졌나 긴장하며 와봤는데 다행히 아직 잘 있구나. 기록을 하면 반은 영원히 남는 그 시간들. 머리로 잘 알고 있는데 삶에 치여서 기록의 중요성을 잊고 살아왔다. 바람에 흔들리는 촛불처럼 불안했지만 반짝였던 20대의 나.. 여기 다시 와보니 그때의 떨림과 감정이 다시 느껴진다. 그 10년 인생의 마일스톤을 꽤 많이 찍었다. 연애, 취업, 결혼, 출산, 육아, 워킹맘.. 그리고 이제 나는 30대 중반, 두 딸의 엄마가 되었다. 이제는 내가 지켜야 할 가족과 아이들이 있다. 아직 마음은 그때의 .. 더보기
마지막 학기 이타카에 떨어진 이후부터 줄곧, 그리고 어제까지만 해도 막막했다. 아는 사람도 떠나고 모르는 사람들 조차도 떠난 이곳에 남아 혼자 어떻게 버텨야 하나. 떠난 사람보다 남겨진 사람이 느끼는 빈 자리가 더 크고 더 아프다고 한다. 고등학교 때에도 느꼈고 대학와서도 해마다 느낀 감정이면 이젠 적응할 법도 한데 이번에도 자꾸 공허감이 마음을 쿡쿡 찌른다. 오늘 미사를 가서 예배를 드리는데 앉아있다 보니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기도도 하고 찬송도 부르고 그렇게 앉아있다가 가끔씩은 멍때리고 딴생각하고 그러기도 하고.. 처음에는 왜 저를 이렇게 혼자가 되게 하시느냐고 물었다. 왜 자꾸 이런 상황에 저를 놓으시냐고. 2학년 때 무작정 휴학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떠나는 사람' 한번 했을 뿐인데 그거 때문에 자꾸 나를 '.. 더보기
2012년 새해 마지막으로 쓴 블로그가 2010년 마지막날인데 오늘은 벌써 2012년의 둘쨋날이다. 한 때 블로그 열심히 썼는데 soyae.net 도메인을 잃어버린 후로 더 찾지 않게 되었다. 마지막 블로그를 쓸 때만해도 우울하고 무기력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많이 좋아진 것 같다! 그동안 나에게 많은 변화가 있었기 때문일거다. 간단하게 읊어보자면 끝이 보이지 않았던 학부를 끝냈고, 여름 동안 책도 읽고 사람도 많이 만났으며 가을에는 내 짝꿍도 만났다. 가만보면 나는 옛날일 회상하기를 참 좋아하는 것 같다. 내가 초딩이었을 적에는 해가 바뀌어 학년이 오를 때마다 '작년이 좋았는데...' 라는 말을 해마다 반복했었다. 누구를 만나도 항상 헤어진 후 지나간 인연을 그리워했다. 미네소타에서 중학교를 다니다가 버지니아 샬롯츠빌.. 더보기
방학 때 할 일 우울하지만. 플랜이라도 세워두자. 어쨌든 이번 방학에 했으면 하는 것들이 있다. M.Eng sop DanCo한테 SOP 보내고 recommendation 부탁 ASAP 블로그 design maya.................. 과외 운동 중국 어학연수 알아보기 기타 앰프 팔기 대충 이정도 되는 것 같다. 어찌됐든 내일부터는 새해니까 조금만 더 힘내봐야겠다.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더보기
Adieu 2010 어느 덧 2010년의 마지막 날. 그리고 2011년이 되기까지 이제 두 시간 남았다. 어제 석준오빠랑 동네마실 나갔다가 집 근처 문방구에서 물건 구경을 하고 있었다. 오랜만에 초딩 때나 관심가졌던 물건들을보면서 신기해 하고 있는 중에 갑자기 오빠가 2010년 동안 나한테 있었던 일 중에서 가장 좋았던 일이 뭐냐고 물어봤다. '가장 좋았던 일'? 쉽게 대답할 수 있을 것 같은 질문인데 막상 대답을 하려고 보니 말문이 막혀버렸다. 2010년. 나한테 좋았던 일이 과연 있을까.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내가 2010년에 뭘 했는지 조차 생각이 나지 않았다. 아, 생각나는게 있긴 하다. 지난 하반기 내 머릿속을 꽉 채웠던 그 생각 그리고 기억.. 요즘에 너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또 지.. 더보기
젊음과 늙음을 구분하는 법 스무살에 중단하든 일흔살에 중단하든 배움을 중단하는 사람은 노인이 된다. 배움을 계속하는 사람은 젊은이로 남을 뿐만 아니라 신체적 능력에 관계없이 더욱 가치있는 사람이 된다. -하비 울먼 더보기
[누나] 30연대 4중대 4소대 1분대 183 정태휘 안녕 동생! 지금 훈련 3주째 됐나? 잘 지내고 있는지 모르겠다.. 나는 2주 뒤에 밴드 공연 있어서 요즘엔 일주일에 두번씩 모여서 연습하거든. 공연을 두번 하는데 한번은 학교축제에서 3-400명 앞에서 공연하고 다른 한번은 바/클럽 같은데서 공연해. 3-400명 앞에서 공연하는거는 10분 하는건데 XXX-XXX이랑 XXXX-XXXXX 할 것 같고 두번째는 우리끼리 콘서트하는건데 내가 솔로도 한다! 요조가 부르는건데 제목이 "연애는 어떻게 하는 거였더라"야. 가사 중에 "한 때 잘 나갔던 것 같기도 한데 어쩌다가 이리 되었나" 하는 부분이 있거든. 꼭 내 노래 같아서 내가 부르면 아마도 관객들이 같이 슬퍼하겠지? 히히히 비웃지만 않으면 좋을텐데 말야. 근데 어제 티비만한 앰프가 내 발등위에 떨어져서 발이.. 더보기
3/19/2010 Camino de Santiago 2010 비행기 안이다. 필리에서 마드리드에 가는 중이다. 아.... 가기 전까지 정말 정신 하나도 없었다. 모든 걸 잘 마무리하고 떠나면 좋았을텐데 정말 나에겐 '끈기'라는게 전혀 없는 건지 마지막 날에 제대로 망해버렸다. 그것만 생각하면 정말 기분이 나빠지려고 하는데 여행하는 도중에는 그냥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가기 직전 만감이 교차했었다. 랩탑을 가져가야하나 Portu에 가서 숙제한담에 랩탑을 산티아고우체국으로 부쳐야 하나, 돌아올 때 머무를 마드리드 호텔에 미리 가서 맡겨놔야하나. 아니면 여행을 포기해야하나. 그렇게 되면 경욱언니한테는 어떻게 말해야 하나.. 와.... 정말 다시는 이런 상황에 처하고 싶지 않다. 나도 모르게 게을러진 댓가를 아주 톡톡히 치른 것 같다. 33일 걸었던 카미노, 이번엔 4..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