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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Adieu 2010

어느 덧 2010년의 마지막 날.
그리고 2011년이 되기까지 이제 두 시간 남았다.

어제 석준오빠랑 동네마실 나갔다가 집 근처 문방구에서 물건 구경을 하고 있었다. 오랜만에 초딩 때나 관심가졌던 물건들을보면서 신기해 하고 있는 중에 갑자기 오빠가 2010년 동안 나한테 있었던 일 중에서 가장 좋았던 일이 뭐냐고 물어봤다. '가장 좋았던 일'? 쉽게 대답할 수 있을 것 같은 질문인데 막상 대답을 하려고 보니 말문이 막혀버렸다. 2010년. 나한테 좋았던 일이 과연 있을까.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내가 2010년에 뭘 했는지 조차 생각이 나지 않았다. 아, 생각나는게 있긴 하다. 지난 하반기 내 머릿속을 꽉 채웠던 그 생각 그리고 기억.. 

요즘에 너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또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볼 겨를이 없다. 스트레스를 만들어내서 받고 있다는 말도 들었다. 다 마음에서 오는 거라는데, 나도 알고 있는데 내가 내 자신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이런 악순환. 고질적인 습관. 미래에 대한 걱정과 불안. 현실도피...

스트레스 떨쳐버리려고 운동을 하러 갔는데 운동을 하고 있는 중에도 나는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내 자신에게 너무 화가 났다. 헬스장 사면이 거울이었는데 거울조차도 보기가 싫었다. 아...정말 오늘은 이게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그런 상황에 이르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왜이럴까. 
왠만하면 속에 묻어두고 싶은 생각들...인데 정말 이젠 어떻게 해야될 지 모르겠다. 
내가 누군지 모르겠다. 

2010년 마지막 날은 정말 우울하다. 
내년의 나는 좀 더 밝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