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슉-하고 날아갔다 돌아온 게 벌써 2주 전의 일이 되어버렸다. 그동안 시차적응 하느라 또 3학년 적응하느라 정말 정신없이 시간을 보낸 것 같다. 새로 짠 스케줄에도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고 드디어 전공 declare해서 새로운 어드바이져도 만나고. 잘은 모르겠지만 왠지 이번학기는 시작이 좋아서 그런지 바쁠지언정 순탄하게 지나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벌써 3학년이지만 이제서야 지금까지 코넬에서 지낸 시간이 앞으로 더 지내야 할 시간과 똑같아져버렸다. 에휴 언제 또 2년이 지나나.. 내 친구들은 지금 다 4학년이니 다들 졸업했을 내년에는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도 들고. 그래도 전혀 후회하지는 않는다. 특히 요즘에 들어 오히려 시간을 벌었다는 생각을 더 하게 된다.
이번에 듣게 된 수업들..하나하나가 전부 마음에 들고 기대된다. 통계나 최적화 수업은 전공필수과목이라서 작년같았으면 지루할 거라 생각했을 것 같다. 그런데 지금은 지난 여름에 리서치할 때 교수님이나 같이 일하는 학부생들이 논문 쓰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것들이 다 쓸모있고 필요하기 때문에 듣는다고 생각하니 꼭 제대로 배워야겠다는 사명감이 들게 되었다.
커뮤니케이션 수업도 역시 공대필수과목이라 듣게 되었는데 이게 왠걸... 교수님이 너무너무 좋다+_+. 내가 좋아하는 낮은 톤이면서도 구슬이 구르는 듯한 또랑또랑한 남자 목소리가 있는데 딱 그런 목소리다.. 말도 어찌나 위트있게 잘하며 꼬불거리는 갈색 머리카락과 턱수염이 얼마나 멋있던지..또 미소는 얼마나 살인적인지... 나 변태같다. ㅜㅜ 근데 진짜 좋다 ㅋㅋ 수업시간에 앉아 있으면 가슴이 설렐 때도 있다. 그래서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수업시간 만큼은 일찍 가서 앞자리에 앉으려고 한다. ㅋㅋ 작년 새로 부임했던 이콘 교수도 그렇게 설레이면서 좋아했지만 그 분은 이제 잊기로 했다.... ㅋㅋ
Psych101, 심리학개론 수업은 미국에서 가장 클래스사이즈가 크다는 (1300명 정원) 수업이고 정말 유명한 James Maas라는 교수님 가르치는 수업이다. 코넬에 있는 동안 호텔학교의 와인수업과 함께 한 번 쯤은 꼭 들어봐야 하는 수업이라고 해서 1학년 때부터 듣고자 했던 과목인데 올해에 와서야 스케줄이 맞아서 들을 수 있게 되었다. 듣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우리학교 콘서트홀에서 수업을 하는데 내 지정석이 있다. 늦게 듣는 바람에 1 2학년 후배들하고 많이 수업을 듣게 되었다. 수업 하나하나가 교수님의 토크쇼를 보는 것 같아서 재밌다. 강의 내용도 재밌고..
마지막으로 Computer Graphics 는 아마 내가 이번학기에 가장 어려워하고 고생할 것 같은 수업이 되지 않을까 한다. 애니매이션에 관심이 있어서 전공과목 중에서도 이런 분야의 과목들을 계속 골라들을 것 같은데 어떤 사람은 엄청 어려울거라 말하는 반면 어떤 애들은 컴싸메이져 애들이 재미삼아 듣는 과목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어찌됐던 나에게는 가장 큰 도전이 될 것 같다. 첫 시간에 교수님이 컴퓨터 그래픽을 표현하기를 "The tool you need to show your dreams" 라고 하는데 '이거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내 꿈을 표현해줄 움직이는 언어.. 평생은 몰라도 내 인생의 일부분은 꼭 이 분야에 투자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첫번째 숙제부터 잘 안풀려서 고생하는 중이지만... 그래도 이 수업만큼은 내 밥으로 만들어야겠다.
이래저래 정말 기대되는 이번학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