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돌이켜 생각해보면
내가 상대해야할 가장 큰 적은 바로 외로움이 아닐까 한다.
파이날이 끝난 이후 할 일이 없어서 이렇게 가만히 앉아 있을 때면 별별 생각이 다 드는 것도 이 때문인 것 같다.
블로그에 글을 쓰려고 해 봤자 나에 대한 불만과 투정만 가득할 것 같아서 차마 글을 쓸 엄두를 내지 못했다.
나도 모르게 무기력해져서 마치 삶을 살아내는 방법을 잃어버린 듯이 모든 살아있는 것들과 사물들을 비관적인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정신차려보니 뿌리 뽑힌 나무처럼 다른 이에게 기댄 체 숨만 겨우 쉴 모양으로 살고 있었다. 어느 순간에는 너무 외로워서. 결국은 내 문제고 내 마음의 문제인데 말이다. 오로지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인데도 다른 사람이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니.
관계라는 것에 대해서 생각을 해본다. 일년에 한 두번씩밖에 보지 못하는데도 나에게 그런 사람이 있다는 자체 만으로 큰 힘이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제 3의 힘에 의해서 그 관계가 끊김을 당해야한다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 나는 내 몸의 한 부분을 차지하던 뜨거운 물이 갑자기 빠져나가서 허전해지고 심지어는 오싹해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런 외로움. 왜 한 사람을 생각하고 대하는 것에 어째서 다른 요소들까지 신경써야 하는 걸까. 이런 일이 벌써 한 두번 째가 아니다. 아무리 인연이라는 것이 한 순간에 맺어지고 한 순간에 사라지는 그런 무형적인 존재라지만.. 이런 일은 있을 때마다 정말 마음이 아프다.
며칠동안 넋 놓고 앉아있었는데..안되겠다 싶어서 다시 마음을 잡으려고 한다.
지난 일들은 이미 끝난 일이니 어쩔 수 있나. 앞으로 잘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