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중학생이고 동생이 초등학생일 때 같이 치아교정을 했었는데, 내동생은 관리를 잘 안해서 오히려 턱이 틀어져버리고 말았다. 턱 때문에 컴플렉스가 많았던 동생인데 이번에 큰 병원에서 수술을 받게 되었다.
최근 동생이랑 같이 8월에 여행을 하겠다고 엄마와 전화로 바득바득 싸우는 날이 많아졌었다. 그때마다 동생이 8월무렵에도 굉장히 아플텐데 넌 왜 그렇게 어릴때부터 똥고집을 부리느냐고 뭐라하던 엄마를 보며, 가족이 보고싶은 나를 이해해주지 않는 것 같아 섭섭한 마음에 있는말 없는말 다 뱉어내면서 싸우곤 했었다. 그런데 막상 지금 수술중이라는 동생 얘기를 들으니 너무 내 생각만 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중이다.... -_-
턱을 들어냈다가 다시 위치를 교정해서 끼는 큰 수술이라고 했다. 어제 얘가 죽는 꿈을 꿔서 솔직히 많이 걱정된다(원래 나는 항상 개꿈만 꾸지만)... 보험처리도 안되서 엄청 비싸다던데. 뭐랄까, 돈과 생명을 걸고 수술을 받고있구나..하는 생각이 갑자기 든다. 얘의 모든게 지금 그 의사들 손 끝에 달려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가만히 보니 참 신기한 일이다. 한 사람의 목숨과 안전이 타인의 손 끝에 달려있다니.
동생이 초등학교 1학년이었을 즈음에 중이염때문에 수술을 받고 3일간 입원한 적이 있는데 그 때 생각도 난다. 열을 식혀야 한다고 파란껍질 노란껍질 엑셀런트 아이스크림을 먹어야 한댔는데 나도 얼씨구나 좋다며 같이 엄청 먹었었지. 그게 몇년 전이냐.. 10년도 더 넘었다. 시간도 빨리가는구나.
유학오고 나서 동생이랑 얘기할 기회가 별로 없었다. 그렇다고 유학오기 전에 얘기를 많이 했다는 것도 아니다. 그 때는 우리 둘 다 어렸으니까. 그 시간 동안 우리는 너무 다른 삶을 살아왔던 것 같다. 그러다보니 어쩌면 내 친한 친구들에 대해 아는것보다 내 동생을 더 모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맨날 엄마한테 동생만 너무 좋아한다고 이따금씩 전화로 집안을 뒤집어버리기만 했지. 휴... 생명을 내놓고 수술받고 있다니까 새삼 동생의 존재에 대해 다시 생각을 하게 되는가보다.
아무쪼록 잘 끝났으면 좋겠다. 여행도 같이 갈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