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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두서없는 이야기

1.
여기 오게 되는 사람들이 나한테 해주는 코멘트들이 있다. 주로 하는 말을 보면.. 뭔가 진지하면서 진솔하면서 공감가는 얘기가 많다고 한다. 평소의 어리버리한 모습이랑 진지하게 쓰는 글이랑 매치가 되는 것이 없어서 그런 걸까? 나조차도 내가 지난 시간에 썼던 그나마 조금 있는 글을 읽다보면, 와 이거는 사람들이 읽다가 지겨워서 쓰러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된다. 그렇게 하던 그 생각에 꼬리가 하나 더 붙으면, 난 원래 이리도 심각하고 진지한 사람일까.... 하고 생각하게 되고는 한다. 하지만 자꾸 고쳐 생각하다보면 꼭 그런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나에게 여기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외쳤던 그 대나무숲과 같은 존재인 것 같다. 지난 시간을 돌이켜 보면 기분 좋을 때보다 뭔가 위로받고 싶을때 블로그에 와서 뭔가를 끄적거린게 많아서 더 감성적이고 다운된 톤의 글이 더 많은 것 같다.

2.
얼마 전에 Beautiful Mind를 보고나서 어떤 사람이 이 영화에 대해 쓴 리뷰를 보게 되었다. 또한 그 사람의 블로그에 있는 다른 영화들에 관한 리뷰도 읽게 되었다. 이게 한 일주일 전이었던 것 같은데, 처음 블로그를 시작한 이래로 또다시 어떤 문화적인 충격을 받았던 것 같다. 뷰티풀마인드에 대한 리뷰도 그렇지만... 나는 내가 보지도 않은 영화를 리뷰만 읽고도 감동해서 눈물을 흘리게 될 줄은 몰랐다. 글만으로도 사람을 감동시킬 수 있다는 것과 또 그런 글을 쓸 줄 아는,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그 블로그의 주인이 너무나도 부러웠다. 그래서 봄방학이 되면 다른 영화나 내가 좋아하는 음악 가지고 비슷한 형식으로 써보고싶다는 생각이 든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고 하지 않는가. ㅋㅋ

3. 
얼마 전부터 갖고싶은 것이 생겼다. 그런데 한번도 내가 먼저 갖고싶었던 적이 없고 그렇게 가져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가져야 하는지를 모르겠다. 이건 호기심일까 소유욕일까? 그냥 이렇게 흘려버릴까.

4.
더 길게 쓰고싶은데 바쁘다는 이유로 이렇게 쓰는 것은 다 핑계겠지?

5.  
지난 주 토요일 신정이 수지와 함께 코넬에서도 문화생활을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Shanghai String Quartet 콘서트를 보러 갔다. 그 중 앞부분은 잘 모르겠지만 인터미션이 끝난 후 내가 정말 좋아하는 Debussy의 String quartet in g minor, Op. 10 는 정말 최고였다. mp3로만 듣던 음악을 직접 눈앞에서 연주하는 것을 듣게 되다니.. 앞으로 좀더 학교 Concert series를 눈여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6.
하상오빠가 얼마 전에 미리 생일선물을 사줬다. 바로 www.soyae.net 도메인. 고등학교 때 받은 떡볶이, ides of march라는 단어를 포함해 내가 이제까지 받은 생일 선물 top three에 들어갈 만한 정말 신기한 선물이었다. 재미있는 건 엠에센에 써놓은 블로그주소를 idesofmarch.tistory.com에서 소예쩜넷으로 바꿔놓으니까 이 주소에 대해 물어보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는 것이다. 처음엔 이름을 도메인에 쓰는 것이 부담스러웠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왠지 내 이름에 더 애정이 생기는 것 같다. 하상오빠 고마워! ㅋㅋ


사실은 그 전부터 쓰다 말고 비공개저장한 글이 두개가 있다. 하나는 방송국에서 일했던 때의 이야기고 하나는 약간은 personal한 그런 얘기. 하고 싶은 말이 너무나도 많은데 글 한개에서 모든 걸 다 쓸 수가 없으니 답답할 지경이다. 하지만, 저 번호 매긴 것들... 봄방학 때 하나하나의 깊은 글로 다시 태어나기를.